본문 바로가기


부동산소송

부동산 이중계약 민사와 형사까지 진행해야 한다면

by 김채영변호사 2024. 3. 26.



예나 지금이나, 부동산 이중계약 문제로 말미암아 소송까지 가는 경우가 왕왕 존재합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이중계약 문제는 단순 민사상 사건이냐, 혹은 민사를 넘어 배임 등을 묻는 형사 사건까지 발전하느냐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당연히 후자 쪽이 죄질이 나쁘고, 형사 처벌에 민사적 책임까지 보다 크게 물을 가능성이 크므로, 본인이 이중계약을 한 입장으로 여겨진다면 특히 주의해야 하는데요. 먼저 배임이 무엇인지 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배임이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측에서, 해당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이를 취득하게 하는 경우입니다.



이 때, 부동산 이중매매 사건은 특히 매도인 입장에서, 매수인 측에 '타인의 사무를 처리해 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는가'를따져야 합니다. 이 부분은 과연 어떤 기준에 따라 좌우될까요? 여러 기준이 있겠습니다만, 무엇보다도 금전이 어디까지 지급되었는가가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질 때가 많습니다. 만일 상대 측에서 계약금만 지급하였다면, 일반적으로 해당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혹은 배액을 상환함으로써 자유로이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즉 이를 취소한다고 하여 배임 등으로 까지 이루어 질 가능성은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중도금이 지급되었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어떤 거래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거래 또한, 중도금이 지급되었다는 건 이미 해당 계약 자체가 본격적으로 이행된 단계로 해석됩니다. 즉 이 시점에서, 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거나 혹은 이중매매 등을 진행하는 건 당사자에 대한 형사상 배임이 성립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경우, 이중매매를 진행한 측에서는 해당 계약을 첫 번째 계약자에게 이행해 주어야 하는 건 물론, 배임으로 말미암은 형사 처벌 위기에까지 몰릴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중계약 문제에 얽혔다면, 이 점을 꼭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법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 현장에서 적절한 변명거리가 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즉 본인이 배임의 법규에 대해 몰랐다 하더라도, 본인 의사에 따라 이중계약 등을 진행하였다면 배임까지 걸릴 수 있다는 게 문제이며, 따라서 이 사안을 해결하려면 변호사와 함께 치밀하게 사안을 살피고 대응해 나가야 하는데요. 판례를 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건은 ㄱ씨 측에서, ㄴ사 측에서 한 지역의 토지를 돈을 받고 팔기로 하였습니다. 당시 해당 금액 중 일부는 ㄴ사가 ㄱ씨 측에 직접 지급하고, 나머지는 ㄴ사가 해당 토지에 설정된 근저당권 채무를 변제하는 방식으로 지급하기로 하였습니다.



이후 ㄱ씨는 ㄴ사에게서 계약금, 중도금, 잔금 일부의 명목으로 돈을 받았습니다. 이후 ㄱ씨는, ㄴ사에게서 계약금을 받은 시점에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ㄱ씨는 ㄷ씨에게 이 땅을 다시 팔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넘겨 주었습니다. 이에 검찰에서는 ㄱ씨 측이 배임을 저질렀다고 보고, ㄱ씨를 배임으로 기소하였는데요. 본 사건은 대법원까지 가게 되었고, 대법원은 ㄱ씨의 유죄를 인정하였습니다. 재판부에서는 먼저 부동산 매매게약에서 계약금만 지급딘 단계에서는 구속력에서 벗어나는 것이 자유롭지만, 중도금 등이 지급되었다면 이 의무는 강제로 작동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중도금 단계에 이른 경우, 매도인은 매수인 측의 재산보전에 협력하여 재산적 이익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신임 관계에 있게 된다고 판단하였으며, 이 때부터 매도인은 배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속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만일 이러한 지위에 있는 매도인이 매수인 측에 계약 내용에 따라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주기 전부터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고 등기까지 마쳐 준 행위는 결국 매수인의 부동산 취득, 그리고 보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게 대법원의 결론이었습니다. 이는 배임에 속한다 보고, 결국 ㄱ씨는 처벌을 받게 된 부동산 이중계약 사건이었습니다.



부동산 이중계약 문제로 말미암아 재판까지 가게 되면, 민사상 사안 뿐만이 아니라 형사상 사안까지 갈 가능성이 있음에 주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부동산 이중계약 사건에 대한 대응 역시 변호사와 함께, 민형사 양 쪽을 살피며 철저히 진행토록 해야 할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