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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소송

상가원상복구 기준 어디까지

by 김채영변호사 2021. 3. 16.

 

 

요즘 경기 한파가 워낙 거세다 보니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 이러한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을 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요즘 들어서는 상가 원상복구와 같은 이슈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가를 빌려서 가게를 꾸려나가다 폐업을 하게 된다면 빌리기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원칙이라 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 ‘원래대로’가 어디서 어디까지인지를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의 의견이 다를 때가 있다는 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보통은 맨 처음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될 때면 상가 원상복구에 대한 특약 조항을 넣는 것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조항이 다소 모호하게 되어 있거나, 계약서를 썼을 때와는 여러모로 상황이 달라졌거나 해서 해석 차이가 발생하는 일이 종종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임차인 입장에선 상가 내의 모든 집기를 다 철거하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과 부담이 들어 가급적이면 돈을 덜 들이고 싶어합니다. 

 

 

 

 

또 임대인도 마찬가지로 철거비용을 오롯이 자신이 다 부담하기에도 힘들 수 있으므로, 그렇다고 철거를 덜 하고 갈 경우에는 다음 임차인을 유치하기에 어려워지다 보니 이러한 갈등이 자주 생기고 있습니다. 특히 상가 원상복구 이슈에서 큰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 기존 시설을 새 임차인이 양수받았을 때 생기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은 양수받은 부분까지 다 원상복구를 하길 바라고, 임차인은 양수받은 부분까지는 자기 소관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상가 원상복구와 관련하여 사례를 살펴보며 이 이슈에 대해 더 깊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ㄱ씨가 소유하고 있던 한 상가에는 커피 전문점이 계속해서 운영된 적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 임차인은 어느 날 가게를 접게 되었고 커피 전문점 자리에는 ㄴ씨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ㄴ씨는 이전 임차인에게 상가와 그 내부 시설들을 양수하는 형식으로 가게를 새로 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ㄱ씨와 ㄴ씨 사이의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ㄴ씨가 이를 철거하고 가지 않았으며, ㄱ씨는 자신의 비용을 들여 철거 작업을 한 후 그 비용만큼을 보증금에서 빼게 된 것입니다.

 

 



이때 ㄱ씨와 ㄴ씨가 임대차계약을 맺었을 당시 계약서에는 ㄴ씨가 점포의 원상복구 의무를 다진다고 규정을 두었는데요. 이 때문에 철거된 상가 시설물이 점포에 부합된 것이라 하더라도 해당 계약 내용을 해석했을 때 ㄴ씨가 원상회복의 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또한, ㄴ씨가 양수했던 해당 시설은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며, 만약 ㄴ씨가 다른 업종을 하려고 하였다면 불필요한 것이었을 텐데, ㄴ씨가 설령 비용상환 청구권을 포기했다고 하더라도 ㄱ씨가 위와 같이 한정된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설의 원상회복 의무를 면제해 준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만큼, 설령 해당 시설이 ㄴ씨 본인이 아니라 그 이전의 임차인이 지어놓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ㄴ씨에게도 원상회복의 의무가 지워지게 됩니다. 그렇기에 ㄱ씨가 ㄴ씨에게 받은 보증금에서 철거 비용을 공제한 것에 틀린 바는 없다는 판결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사례는 별도의 약정이 있을 때의 이야기일 수 있으며, 만일 상가 원상복구에 대한 별도 약정을 두지 않은 상태였더라면 원상회복의 의무는 어디까지나 현 임차인이 손을 댄 것까지 일 수 있으며, 이전의 임차인이 상가를 꾸민 것에는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는 사례 또한 있습니다.

 

 

 

 

실제로 어느 나이트클럽 자리를 인수해서 추가적인 개조만 하였다가 나중에는 계약이 끝난 후 자기가 고쳤던 그 부분만 원상복구 했었던 사례에서는 이전 임차인이 시설한 것까지 원상회복할 의무가 없다는 판결이 나온 바 있기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계약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어 있었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이유로 원상회복 의무의 범위 차이가 크게 생기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여기에 보증금의 미지급이나 기타 다른 문제들이 얽혀들어 가게 된다면 법리적인 분석을 세세하게 해서 상황을 꼼꼼하게 자세하게 알아보며 판단해야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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