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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소송/양육권소송

면접교섭권금지 대상 조부모의 경우도 해당되나

by 김채영변호사 2020. 4. 27.

면접교섭권금지 대상 조부모의 경우도 해당되나




결혼한 부부가 헤어질 때는 재산분할, 양육권, 면접교섭권 등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부부가 합의한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러지 못할 때도 있을 텐데요. 그럴 때는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만약 이혼 조건을 법원의 판단에 맡기면 당사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법률절차가 진행되면 상대방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치열한 법정공방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서로를 향한 주관적인 감정이 개입되어 사안이 복잡하게 흘러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될 수 있으면 당사자가 협의로 이혼을 마무리하는 게 좋겠으나,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양육권과 면접교섭권에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양육권이란 부부가 이혼하면 미성년 자녀를 누가 양육할 것인지에 관한 권리를 말합니다. 법원에서는 자녀의 성별, 연령, 부모의 애정, 양육의사, 경제적 능력의 유무, 친밀도, 자녀의 의사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양육권자를 지정합니다. 



다만 보통 양육권이 없는 다른 상대방에게 면접교섭권을 부여하여 자녀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게 모성과 부성을 균형 있게 느끼면서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합니다. 즉 자녀의 심적 안정을 위해서라면 부모뿐만 아니라 조부모 역시 면접교섭권금지 대상이 아닌 해당 권리를 인정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얼마 전 친자식처럼 손자를 길렀다면 조부모에게도 면접교섭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로 소송이 제기된 사안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외할머니 A씨는 숨진 딸을 대신해 외손자 C군을 키웠습니다. 오랜 기간 사위 B씨와 와 손자 C군과 함께 거주하면서 손자에게 상당한 정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사위 B씨가 재혼하게 되었으며 손자 C군을 데려가 키우려고 하였습니다. A씨는 C군을 데려가는 걸 거부했지만, 사위 B씨는 C군을 데리고 갔습니다. 이후 외할머니 A씨는 C군을 보고 싶어하였으나, 사위는 이를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외할머니가 C군을 만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러자 외할머니 A씨는 면접교섭권을 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였는데요. 법정에서 B씨는 외할머니 A씨가 사망한 딸을 잊지 못하여 C군에게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손자 C군이 새엄마와 만나는 과정에서 외할머니와 만나면 새엄마가 친모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다고 걱정하였습니다.



그리고 현행 민법에서는 면접교섭권의 주체로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의 일방만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조부모 A씨는 원칙적으로 면접교섭권금지 대상이 된다는 것이 B씨의 주장하였습니다.


이 가운데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는 원칙적으로 조부모나 다른 친족에게는 면접교섭권이 없으나, 이 사례는 조금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외할머니 A씨가 3년 동안 손자 C군을 돌보면서 상당한 정이 들었으므로 이를 일방적으로 끊는 것은 자녀의 정서에도 좋지 않기에 면접교섭권금지를 하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 같은 조치는 A씨에게도 힘든 일이지만, 자녀 C군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고 보았던 것인데요.



이 판결은 객관적인 법적 규정이 없더라도 충분한 사정이 있다면 면접교섭권금지는 부당하다고 선고하면서 면접교섭권의 성격을 다시 한번 확인한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사건에서 A씨처럼 면접교섭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명확한 법적 근거나 사유를 들어 자신이 소명하고자 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입증하는 절차가 요구되는데요.


따라서 당사자는 A씨처럼 면접교섭권금지가 부당한 이유를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하는데, 법을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일반인이 이런 일을 혼자서 진행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 될 수 있기도 합니다.


만약 이혼 전반적인 과정에서 법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 관련 분야에 대한 다년간의 소송 경험이 있는 변호사 등과 동행하는 것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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