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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소송

공사대금 지불각서 예기치 못한 상황 대처하기 위해

by 김채영변호사 2023. 1. 26.




공사대금 지불각서를 받았다면, 틀림없이 공사대금을 받을 수 있다고 보아도 될까요? 안타깝게도 대답은 '그렇지 않다' 입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공사대금 지불각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대금 지급에 차질이 생기거나 심지어 받지 못하여 발만 구르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각서 자체가 무효인 경우가 있는데요. 이는 소멸시효 등, 각서가 무효인 사유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소멸시효는 채권의 형태에 따라 달라지는데, 특히 상사채권의 경우 불과 5년이 소멸 시효입니다.



즉 공사대금 지불각서가 틀림없이 작성되었고, 그 자체가 유효한 형태를 띄고 있다 하더라도 상사채권 기한인 5년이 지나면, 공사대금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상사채권이 아닌 일반채권이라 하더라도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며, 심지어 그보다 짧은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시효가 끝나기 전에 법적 절차를 밟아나가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물론 소멸시효 외에도 문제의 각서와 연관된 여러가지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꼭 본 사건은 변호사와 함께 준비하고 또 풀어나가도록 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것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일 것인데요.




공사대금 사건에 대한 판례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건은 공사대금에 관한 지불 문제를 둘러싸고, 사안이 복잡하게 흘러간 경우였는데요. 특히나 이 사건은 앞서 이야기한 채권의 소멸시효가 주된 쟁점이었기 때문에, 특히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본 사건은 ㄹ사의 대표인 ㄱ씨 측에서, 사업부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오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ㄱ씨가 이용하던 금융기관의 1인당 대출한도가 정해져 있던 탓에, 더 이상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는데요. 이에 ㄱ씨 측에서는 친인척과 하청업체 직원 명의 등을 빌려 대출을 받았습니다.



이후 이 대출금은 공사대금으로 사용하게 되었는데요. 그런데 이후 ㄱ씨 측에서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되면서, 결국 ㄱ씨의 친인척인 박씨 측이 돈을 갚아야 할 처지에 몰렸습니다. 이후 금융기관 측에서는 박씨를 대상으로, 대출금을 갚으라고 소송을 내기에 이르렀는데요. 그러자 박씨 측에서는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본인이 비록 가계대출로 돈을 빌리기는 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업자금 대출을 위한 것이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즉 문제의 채권은 상사소멸시효인 5년을 기준으로 해야 하며, 그 기간이 지났으므로 돈을 갚을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양 측의 분쟁은 재판부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사건에서 1심 재판부에서는 금융기관의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대출과목을 가계일반자금으로 한 후 약정을 체결한 이상, 민사채권소멸시효 기준으로 10년이 적용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런데 상고심에서는 1심 판결을 깨고, 박씨 측의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즉 해당 채권은 공사대금 채권에 속하므롸, 소멸시효는 5년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본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재판부에서는 다음과 같은 부분들을 지적했습니다. 먼저 재판부에서는 금융기관에서 박씨에게 빌려준 대출금이 외관상 가계자금 대출 형식을 띄었음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실질은 아파트 등 신축공사에 대한 계획 대출이라는 것이 재판부의 결론이었습니다. 따라서 해당 채권은 민사채권이 아니라 상사채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며, 소멸시효 역시 상사채권 기준으로 5년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재판부에서는 금융기관이 비영리법인이므로, 대출 행위를 일반적으로 모두 영리를 목적으로 한 행위로 보긴 어렵지만, 이 사건에서는 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문제의 공사대금 대출이 5년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고, 박씨 측의 손을 들어 준 사건이었습니다.



공사대금 지불각서, 그리고 이후 공사대금 실제 지불 여부는 결국 법적으로 해당 대금이 유효한가, 아닌가에 따라 달려있습니다. 그리고 공사대금 지불각서의 유무효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바로 시효이며, 그 외에도 여러 기준들이 있는데요. 본 사건을 개인적으로 준비할 게 아니라, 변호사와 함께 철저히 준비해야 할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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